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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천에서 용나는 걸 보고 싶단 말이지.
My Space/주절주절

10월 9일 PT-416 완주!

by Dyner 2024. 10. 24.
10월 9일 PT-416 완주
01. 재도전이다.

지난 번 실패이후... 뭐 딱히 한 건 없다....? 고민을 한 건....

안산 도착 후에 바로 버스타고 집으로 올까....아님 간 김에 국토 종주를 할까? 하는 고민 정도...

지난 번에는 제주도 종주와 1100고지를 다녀온 후로 바로 이어서 도전한 지라 고민없이 바로 집으로 오는 것이었지만...

 

아무래도 코스를 보고 코스에 대한 설명을 보니, 트럭에 주의해야할 것 같았다. 그래서 휴일에 출발해야한다는 생각을 했고...

(바보같이 주말에 떠났어야 했는데.......)

마침 주말까지 기다리기 지루한 나머지 한글날 전날 모든 준비를 시작했다. 혹시 몰라 펑크와 마일리지를 강화했다는 미쉘린 파워 프로텍션으로 교체를 하면서 안에 인써트를 넣었다. 그간의 퍼머넌트나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경험하기로 펑크처리를 하지 못 하면 X된다...게다가 27시간 44분의 제한시간에 내 능력으로는 무박으로 내내 달려야 가능할 것이다...즉, 행여 한밤중에 일이 터지면 망한다....

그리고 혹시 몰라 야간의 기온을 느껴보고자 잠깐의 야간 라이딩도 가볍게 하고 왔다...그에 맞춰 옷을 준비했는데.........

뭐 거기다 자신감이 뿜어져나왔는지.....이어서 인천으로 이동해서 국토종주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즉, 해당 퍼머넌트에 필요없는 짐이 꽤 늘어났다는 소리다....미친 놈....)

 

진짜 첫 자전거 여행이어서 그런가...쓰잘데기 없는 것도 많이 챙겼다..(제주도 때에는 딱 2일 묵을 것이고 숙소도 고정되어 있어서 그냥 대부분의 짐을 놔두고 다닌지라...)

  • 평상복 (빨래방은 가야지...)

  • 18650 배터리 8개...(4개면 충분했어.... ㅜ.ㅜ)

  • 18650 충전기 대형... (아호..소형으로 가져갈 껄...)

  • 체인오일

  • 샤모아버터

  • 썬크림

  • 우비

  • 여벌의 장갑과 양말

  • 추가 후방레이다 (L508 & S30)

  • 혹시 모를 DI2 충전선과 파워미터 충전선

  • 충전기 어댑터, 전자기기들 충전선

  • 전동모터, 지렁이, 리뉴보, 소형 토크렌치, 주머니칼, 소형 공구

  • 전자담배 액상 1통

  • 물티슈 & 휴지 & 자전거용 세척 티슈

  • 진통제 & 소염제

  • 스피드플레이 워커블 커버 (이상하게 왼쪽만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ㅡㅡ;;)

  • 포도당 캔디 여러개

  • 물통 2개

  • 바람막이 자켓

더 있는 거 같은데..... ㅡㅡ;; 지금 다시 싼다면 참 많이도 삭제될 거 같다;;;

02. 시작지점인 진도항으로.

진도항으로 가기 위한 방법은 자차가 가장 편하지만...나중에 차를 찾으로 올 때가 참 난감했다. 지금 알아보니 진도터미널에서 진도항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 듯 한데...뭐 서울처럼 배차간격이 작은 것도 아니고...

지도를 살펴보면서 진도향토문화회관 주차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무료!)

헌데...진도 시내 외곽인가....그냥 도로 갓길에 주차선이 그어져있고, 주위를 둘러봐도 주차요금에 대한 표지판이 없었다!

조금만 신중했다면 핸드폰에 위치를 저장해놓았던가.... 혹은 진도버스터미널 근처에 주차를 했을텐데 말이지....

 

자전거를 꺼내고...핸들바 가방과 탑튜브 가방과 안장가방을 매달았다...어우...무거워...안그래도 무거운 자전거무게에 최소 5.5kg은 추가되었을 껄.... 안장가방무게만 4kg이었으니까.... 거기다 항상 물통 2개....;;;; 어우 6kg을 넘어 거의 7kg의 무게 추가네...

 

진도항까지 가는 길은 뭐..무난했다. 아니 무난했을 껄......어차피 대로로 갈 꺼 그냥 바로 대로타고 갔으니까....23km... 어우 자전거가 진짜 묵직한 게....나즈막한 오르막에도 재빨리 기어를 바꿔야만했다.

'어...? 완주만하면 성공이겠는데?'

 

12:30분에 팽목항에 도착했고...(팽목항이 진도항;;;) 인증사진을 보낸 후 도전이 시작되었다.

 

03. 출발

망할 가민이 갑자기 옆길로 빠지라고 빠졌다가 진흙탕을...............그리고 돌아가느라 2km가 추가되었다.... 가만히 돌이켜보니 실패할 때도 딱 그 지점에서 GPS가 엄한 곳을 잡기 시작했는데......뭔가 문제가 있나....? 지금까지 쓰면서 딱 그 지점에서만 헤롱댄 걸로 기억하는데...

뭐 이미 DNF를 선언한 고창까지는 길이 그래도 익숙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간하면 타지 않았을 대로 위주의 길...그리고 중앙분리대가 있는 고속국도(오토바이, 자전거 출입불가인 도로는 아니었다.)

편의점이 나올 때마다 보급을 했는데... 화장실 문제로 곤란을 받기 싫어서....커피, 바카스, 핫식스, 몬스터, 식혜, 아침햇살 등등 가능하면 음료 위주로 보급을 했다;;; 어디에 화장실이 있는 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경험상 진짜 허허벌판일 경우가 많은 곳이니까...적어도 전라남도는 말이지....

 

뭐 그래도 낮동안에는 사람이 보였지만....해지고 8시 이후로는 편의점 외에는 사람을 못 본 거 같다...

 

야간임에도 간간이 관광특화를 해놓은 지역인가.....가로등에 불이 켜져있고 꽤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급한 마음에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04. 부여를 지날 때..

GPX 파일의 오류인지.... 아니면 이 코스가 만들어질 당시에 공사중이었는 지...

아찔하게 중앙분리대가 있는 국도를 역주행을 했다...........나는 갓길이라고 생각했지만....1차선으로 역주행을 한 거지...ㄷㄷㄷ

충절로에서 은암로로 진입할 때 주의해야한다....뭐 지금 로드뷰를 보니 밝아서 실수 할 리 없는데 그 때가 새벽 3~4시 경이고 이미 추위와 졸음에 떨면서 무의식적으로 GPX 파일을 따라가다......;;;;

뭔가 낌새가 이상함을 깨달았을 때는 신나게 내리막을 내려왔고...다시 반대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 자신은 없었다. 내려서 갓길로 나온 후에 다음 출구에서 나가서 건너편으로 진입할 마음으로 끌바를 시전했다. 그 동안 대략 3~4대의 차가 지나갔는데...무..서..웠...다.... 아니 만일 못 알아차렸으면.....끔찍했다.....

 

이때 너무 추워서 평상복으로 입을 상의를 꺼내입었다...하지만..추위는 변함이 없었다....기온은 13~14도로 나올 뿐이었는데....

편의점에서 무언가 따뜻한 걸 먹고 싶었지만...주변에는 오직 공장들과 논이 전부였다.....

 

05. 그 다음 바로 나오는 산.....

와...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추위와의 싸움.......졸음과의 싸움.....그리고 간간히 지나가는 대형덤프트럭....

결국 어느 버스정류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그냥 누웠다. 춥지만 눈을 붙였다....영하의 기온은 아니니까 얼어죽지는 않겠지....

2~30분은 잠든 것 같다? 뭐 추위에 깨기는 했지만.....

 

산을 넘어가면서 해가 뜨기 시작했고... 추위가 가시기 시작했다.

지금 지도를 확인하니 300km 지점이다....

 

전래동화에 나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 마을을 만났고...식당들도 봤지만...2인분이상....그놈의 2인분이상....

결국 편의점으로 가서 끼니를 떼우고....시내를 지나쳤다... ㅜㅜ

 

06. 평택호대교?

여기가 또 진짜 위험했다. 팩을 꾸려서 가면 그나마 덜 위험했을까...? 뭐 항상 혼자타서 모르겠다....

쉴새없이 대형트럭이 다니고...갓길은 모래밭이고.... 갓길을 걸쳐서 나와도 평상시처럼 차들이 옆차선으로 피해줄 수 있을 상황도 아니었다...진짜.....트럭기사분들은 날 보며 쌍욕을 하며 지나치지 않았을까.....

물론 진짜 무서웠다......진짜 갓길 선을 타고 아슬아슬 페달을 밟으면서....교통상황으로 거리를 떨어뜨려줄 수 없는 트럭들로 인해 때로는 좌로 때로는 우로 핸들이 휘청댔다...ㄷㄷㄷㄷㄷ

그리고 이때부터 위험해지기 시작했다....

중고차 매매단지 같은 곳인 거 같은데 계속 트럭들이 다니고...길은 개판이고....

때로는 자전거 도로도 있지만...모래+자갈 투성이고.....(뭐 짐만 없었다면 그냥 공도로 갔을 터이지만....아무래도 짐이 있어서 그런가...굼뜬 건 둘째치고 휘청이면 참 답이 없어서...)

 

이때부터 안산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진짜.....자전거 도로가 있어도 관리가 되었다가 안 되었다가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신호에는 매번 걸리고....도로상태는 개판이고....진짜 펑크 안 난게 다행이다..... 펑크가 나도 여러번 났을 도로 상태였는데...

 

07. 안산...

와.....안산에 들어서자마자 신세계.....

가로지르는 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고... 오히려 한강 자전거길보다 더 좋아보였다?

 

그리고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그동안 닫혀있던 입이 계속 궁시렁대기 시작했다...

 

결국 26시간 25분...걸렸다......

그냥 이 퍼머넌트만 하고 마칠 것이었으면 조금 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무게가...무게가....

 

기억교실 관람을 했고.......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쌍욕을 했다....그 시절 뉴스로 피상적으로 느끼던 것을...눈앞에 실제로 봤기 때문이랄까....한 학교의 한 학년 전체가.............그리고 교실마다.........놓인 위패들과......칠판의 그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날 남긴 즐거운 낙서들......

"가만히 있으라!"

아니 어떤 미친 놈이 방송한 거지? 해양 조난사고에서 가라앉는 배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구명정으로 와서 탈출하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다.....

 

코로나 때 동생부부가 아무래도 처가집 근처로 이사갈 것이 보여서 따라서 내려온 목포옆 신도시...진도가 가까워서 그 후로 매년 두어번정도씩 팽목항을 가곤 했다. 뭐 세월호를 기억한다기 보다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뭐 그 후로 당뇨에 걸려서 자전거를 타면서 진도대교 옆에 차를 세우고 한바퀴돌기를 하면서 방문하기도 하고.... 그 바로옆에 진도항이라고 하면서 진도~제주간 고속 페리가 취항하는 것을 보곤 뭔가 오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고....

 

08. 인천으로...

그래도 그 모든 감정은 피곤을 이길 수 없었고..또한 다음 여정을 시작해야만 했다.

안산에서 하루를 머문 후, 다음 날 아침에 인천으로 넘어갈까 했는데....굳이 이러나 저러나 똑같다면....미리 넘어가는 것이 더 편하겠다 싶었다.

카카오 벤티? 스타리아에 자전거를 싣고 아라뱃길 근처에 유일한....숙소로 향했다....

진짜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식당 2개..편의점 하나...어휴.....

 

가장 큰 후회는 신발을 챙겨올 껄......아무리 걷기 편한 스피드플레이 클릿슈즈라지만....발이 정말 아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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