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2월 2일...
어무이 기일은 다가오고.. 기분은 울적하고..그냥 드라이브를 나섰다.
시골길 도로를 따라가면서 이미 수확한 후 마쉬멜로우가 쌓인 논들을 보며 가는데,
도로 중앙에 아기고양이가 옆으로 몸을 뉘어 고통스러운 듯 발버둥 치고 있더라..
깜짝 놀라 차를 옆으로 세운 후 비상등을 켜고 내리려는데 하필이면 그때 뒤에서 차가 오고 있더라...
저 차들이 지나가면 내려서 뭐 어찌되었는 병원은 데려가보리라...키울 상황까진 아니지만.(이미 세마리의 냥아치들과 살기에...)
다행히 10대의 차량이 끊임없이 지나갔지만, 그 모든 차들이 고양이를 비껴지나갔다.
마지막 두대의 차량이 지나가면 이제 차문을 열고 구조하러 갈 수 있었다...
있었다.....
그 발버둥 치는 고양이는 머리가 터져 즉사했다.
밟고 지나간 차를 탓해야할까...미리 내려서 손을 흔들며 구조를 하지 않은 내가 잘못일까....
밟고 지나간 그 차를 비난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길고양이는 그저 야생에서 유해동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냉정히 내 입장은 내가 키우는 고양이는 빈치, 아벨, 머루이고 길고양이는 그냥 길고양이일 뿐 아무런 의미가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말이지.
하지만 뒷통수를 쎄게 후려맞은 듯 멍했고.....그간 회를 먹기 위해 파닥거리는 생선을 잡는 모습을 보는 것과는 다른 의미였다. 그 생명을 구하기로 마음 먹어서 일까...? 아니 회를 먹기위해 죽이는 건 괜찮고 그저 도로 위에 다쳐서 버둥거리는 생명은 살리기 위해 행동해야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 그 전에 앞서서 불과 몇초전까지만 해도 그 모든 걸 떠나서 구조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어이없이 그 생명이 사라진 것이 허탈했다. 갑작스레 우울증이 찾아왔다. 생명이란 게 저런 것인데 굳이 말이지.........
02. 12월 3일
가라앉을 거 같았다. 어무이 기일은 10일이지만.... 아무래도 멍때리면서 운전해서 다녀오는 게 맞지 싶었다. 적어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연 저편으로 가라앉아버릴 거 같았다.
편도 3시간 40분...... 우스개 소리로 동생도 이 쪽으로 이사왔을 때 납골당을 옮기는 게 어떨까 했지만....역시나 귀차니짐의 동물이다.
늘상처럼 납골당을 찍고...전망을 찍고.... 5분간 머뭇대가가 집으로 향했다.
밤 10시가 넘어서 집에 도착했고....피곤한 나머지 그냥 의자에 앉아 유투브를 틀고 멍때리고 있었다....잠은 오지 않고.....
12시인가에 사촌형이 갑자기 전화가 왔다. (큰이모님은 건강하시지만 큰이모부는 거동이 좀 불편하셔서 특히나 밤에 전화가 오면 가슴이 쿵쾅거린다..안 좋은 소식일까봐..)
"계엄령 내렸다. 씨발."
"잉? 무슨 개소리야?"
어이가 없었다. 아니 그전에 쿵쾅거렸다. 계엄을 막는 방법은 오직 국회의원의 150명의 부결투표가 필요하다. 솔직히 고민했다. 다시 달려가야하나...? 헌데 체력적으로 가다가 졸음운전을 하거나 졸음쉼터에서 자고 간다고 쳐도 아침에나 도착할 것이다...
두근거리면서 뉴스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군인들이 몰려왔다 잠깐 뒤로 물러나는 것에 환호하지만.....내가 경험한 집회는 저렇게 빠졌다가 대오를 정비하고 달려드는 게 경찰의 전략이었다...좋아할 때가 아닌데...?
아니 그보다 150명이 모일 수 있을까...아니 모였는 가운데 딴나라당 새끼들과 이준석 이 새끼들이 있으면 어찌될 지 모른다. 손에 땀을 쥐며 부결되기만을 바라고 바랄 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이준석 이새끼는 가결이 완료된 후에 어슬렁 나타나서 경찰한테 소리지라고 쑈하더라......여전히 아직도 이런 이새끼의 모습에 열광하는 무뇌아들이 있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이새끼보다 나이든 국회의원도 시각장애인인 서미화 의언도 담을 넘어서 들어갔다. 다 일이 끝난 후에야 어슬렁 나타나서 발광해대는 개새끼만도 못한 놈의 실체를 못 알아보다니... 니들 주위에 불리할 때는 조용히 있다가 일이 끝나면 그제서야 지랄발광해대며 자신 때문에 뭔가 해결된 것처럼 설치는 쓰레기 같은 놈이 바로 이 놈인데 말이지.....
40대~50대가 굳건히 지지층이 바뀌지 않는 건 한결같았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큰 빚을 졌다고 느끼는 부채감 때문이다. 말장난과 쇼가 아니라 진실로 행동했지만 멀찌감치 떨어져서 당선을 시켰고,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으니 우리가 할 일은 다 했다라고 생각하다가 떠나보낸 것에 대한 부채감....
다행히 부결이 되었지만....어찌되었건 계엄해제 선포가 있지 않는 한 무엇하나 믿을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국군이 이전 80년대의 그냥 무지성 개꼴통이 아니라서 다행인 걸까.....잠을 잘 수는 없었고 언제 내란수괴가 해제를 선포하는 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날이 밝고....잠 차분하지만 불안한 상태로 계속 뉴스를 접할 수 밖에 없었다.
03. 12월 6일
아침에 눈을 떠 기사를 보는데 2차 계엄시도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과 상황이 상당히 위험하게 흘러간다고 한다. 씨발....씨발....
새내기때 욱해서 나간 한총련 집회 말고는.....02년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쇠고기 파동때..(이때를 호도하는 인간들이 많은데 첫 교역 조건은 검역주권의 상실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노제....닭대가리 탄핵집회(이때 첫날에 이재명 성남시장이 나온 걸 보고 으응?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 헌데 이번에는 그 시절처럼 편안하고 안전한 집회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미 군을 보냈고 그저 머뭇대서 실패할 뿐이었지만....속속들이 들어나는 건 3일 당시에 시민들이 나오지 않았다면 일어났을 일들이 알려지는 가운데...
오버스러울 지 모르지만...동생한테 통장관련 모든 비번들을 알려준 뒤 부랴부랴 서울로 출발했다. (오버한게 맞다...비번 바꿔야지...ㄷㄷㄷ)
아무래도 여의도 주변에는 주차가 힘들 거 같아...그나마 그 근처에 지리를 아는 곳인 화곡동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이소에 들러 보조배터리를 사고...(헌데..충전선을 잘못 사서 ㅜ.ㅜ) 핫팩이 필요할 거 같아 나눠주기 위해서 2박스를 샀다...(아...더 샀어야했는데 말이지....그냥 마음은 급하고 정신은 없었다.) 심지어 지하철도 반대노선으로 빙 둘러 갔다 -_-;;;;; 어리버리 거린 거지...(지하철 공익을 한 이후로 20년 넘게 지하철을 안 탔으니....;;;; ) 게다가 교통카드 충전도 이전에는 편의점에서 해준 걸로 기억하는데...으응? 아무튼....
고작 20개 남짓의 핫팩을 어떻게 나눠주나 했는데 마침 국화의사당역 출구에서 핫팩을 나누어주는 젊은 친구들이 있었다.. 이때다...하고 거기에 넘기고 출구로 나섰다.....
뭐 좀 멕이 빠지는 건(?) 상경하는 내내 뉴스를 보고 이런 저런 시사프로그램을 접하는데, 내가 출발하던 시기의 위험함은 한결 가신 후였다..아니 그게 다행이지.....
지나고보니 응원봉이 많았다고 하는데...글쎄다 그 날은 딱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아니 눈에 들어올 상황이 아니었지 싶다. 따뜻한 남쪽에 이다 와서 그런가 고작 4년만인데 왜 이리 추운지....;;;
하룻밤을 묵고 토요일에도 참석한 후에 내려갈까 했지만....일요일에 선약이 있어서...남아있기가 좀 애매했다..
10시까지 자리를 버티다가....집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하고....그 사이에 사촌형을 만나서 이런 저런이야기를 하다가 집으로 내려왔다.
지난 2년가까이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내려오는 길은 왜 그리 피곤한 지....
졸음 쉼터마다 쉬고..휴게소 마다 들리며 하면서 눈붙이고 뜨고를 반복하다.....결국 오전 11시에야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또 침대에 누워서 유투브로 상황을 주시하다가 잠들었다....
04. 12월 4일
탄핵이 가결되는 것이 정상이겠지....정상적인 사회라면 말이지....근데 딴나라당이잖아...? 설마했다..그래도 양심이란 게 있을 터인데.....
결국 부결이 되었고...허탈했다...매체에서는 박근혜 탄핵에도 6주가 걸렸다고 했다...
허탈하지만 그 허탈감은 오직 오늘까지다....그렇게 마음을 다잡자.
그래도 허탈했다...다잡을 수 있을까....?
05. 젊은 세대들....
아....나도 모르게 꼰대가 되어 있었다. 내 경험으로 아이돌의 극성팬에 대한 이미지는 좋았던 적이 없다...자신의 적대적인(?) 그룹멤버에게 혈서와 눈을 파낸 사진과 칼을 보내는 등.....기괴하디 기괴한 인간이었고....좋게 볼 수 없는 존재였다.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하여 이해하려 들지도 않고 그간 어떻게 변했는 지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도 지나서 금요일의 기억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젊은 친구들이 참 많았다...그리고 닭대가리 집회까지만 해도 민중가요가 대부분이었는데 아이돌의 노래들이 참 많이 나왔네?
(그, 그래서 따라부를 수가 없었어 ㅜ.ㅜ 진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노래는 안 들으려 하나봐....다만....메타퀘스트로 비트세이버하면서 BTS의 봄날을 참 좋아한다.... 느낌이 설마 했는데 세월호에 관련한 노래라는 걸 알고 더더욱 좋아하지만...게임 할 때 말고는 안 듣는다 --;;; 그렇게 늙어가는 걸까...)
그리고 인터뷰한 것들도 참.....패배는 쟤들이 등보이고 도망갔는데 어떻게 패배라며 반론하고.....등등.....
아.....세대교체..아니 세대화합이 이렇게 이루어지는 건 아닐까...?
뭐 저쪽에서는 또 갈라치기 작업이 나오겠지만....넘어갈 리 없겠지...?
06. 그럼에도 불안한 건...
초유의 사태다..계엄령은....
젖먹이던 시절에 계엄령이 일어났고......술자리에서 전대갈 이새끼 욕하다간 그냥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시기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수능에 한국사도 중요하지만 한국 근현대사를 마찬가지로 Pass/Fail로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역사를 바로 알면 내란의당의 명맥을 이어온 놈들에게 함부로 표을 줄 수 없을 거라 믿기때문이다.
나또한 대학진학 전까지는 DJ는 빨갱이라 들으며 자랐고 광주항쟁으로 배우며 자랐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광주민주화 항쟁으로 용어가 바뀐걸로 기억한다. 여순반란사건..4.3사태....는 제대로 배우지도 못 했다....
권력욕에 심취하여 전두환 밑으로 기어들어간 YS로 인하여 전대갈과 노태우를 심판대에 세우는 건 IMF를 터뜨리고 그제서야 겨우 세웠지만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시전했고...겨우 사형을 선고했지만..YS는 이마저 또 사면했다. 씨벌새끼다...DJ가 용서했다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내란수괴는 처벌했어야만 했다....
그런 사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겨우 IMF를 벗어나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으니 욕심에 눈이 먼 놈들은 쥐새끼를 뽑았고, 또한 닭새끼를 뽑았다. 문재인 대통령 때는 솔직히 기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올바르고 유능한 이들은 사라졌을 거라 생각했지만...진짜 돌이켜봐도 대단했다..하지만....말이지... 후보자 토론회를 보고도 평상시 행동을 보고도 어떻게 그렇게 내란수괴를 당선시킬 수 있는 지....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그 후로 사태가 돌아가는 걸 보니....민주당원으로서 효용감을 느끼지만....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 내란수괴와 괴뢰정부는 그간 상상하지도 못할 일들만 저질러 왔다....
남양에 대해 하는 것처럼...질기고도 질기게 이어져가길 바랄 뿐이다...
07. 긴장이 풀렸나...?
엊그제부터 목감기가 온 듯 간질간질 하더니...
코로나을 앓았을 때처럼 온 뼈마디가 쑤시고 침대에서 꼼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약발이다.......약기운이 또 떨어지니 기침이 시작되고 뼈마디가 쑤셔온다...
자취는 이럴 때가 제일 서글프다 ㅜ.ㅜ
코로나 이후 감기한번 안 걸리고......아픈 적이 없었는데.....
내일까지만 아프로 말짱해지면 좋겠다.....물론 토요일 집회에 갈 수 있을 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또 위급하다는 뉴스를 접하는 순간이면 몸뚱아리야 아프건 말 건 어떻게든 또 올라가겠지....
그게 훗날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가는 길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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